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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북핵 어떻게 풀어야 하나 .. 金基正 <연세대 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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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핵 개발계획을 시인한 이후 한반도 안보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포용정책을 근간으로 대북관계 개선정책을 주도해 왔던 김대중 정부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비록 한·미·일이 멕시코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적 해결'방식에 합의했지만,부시 행정부의 성격을 고려할 때 그리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2년 북한 핵문제가 제기된 이래 94년 제네바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미국이 한때 '군사적 해결책'을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북핵문제는 그래서 더욱 심각하고 긴장감이 더 하게 된다. 국제정치의 역사를 살펴볼 때 단발성의 위기가 바로 분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국가간 위기는 그 위기를 발생시킨 요인들이 구조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개되며,많은 경우 외교로써 해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의 근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위기는 증폭되면서 폭발력을 가진다. 재연되는 위기가 증폭되는 과정에 불신과 오해가 중요한 몫을 한다. 개인적 관계는 물론 국가간 관계에서도 오해와 오인(misperception)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북핵 위기가 재연되는 시점에 열렸던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대화를 통한 핵문제의 해결원칙에 합의했다고 한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 핵문제를 일단 대화로 풀기로 한 것은 우리 정부의 성과다. 그리고 핵문제를 공동보도문에 명기해 포함시킨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북한의 입장은 '핵문제는 남북관계에 관련된 사안이 아니며 단지 미국과의 양자적 문제의 사안'이라는 것이었다. 이른바 종래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의 구도를 되풀이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남북한관계에 있어서도 핵문제가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라고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향후 전개될 남·북·미 삼각구도에서 우리 나름의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핵문제 타결을 위한 협상진행방식이 주로 북·미간 양자적 협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겠으나,그렇다고 한국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함구의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북한 핵문제는 한편으론 미국의 비확산(NPT)문제와 관련된 국제적 문제이지만,다른 한편으로는 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정면배치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제축과 민족축이 교차하는 한반도 상황에서 북핵문제의 해결에 한국이 일정 몫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국가간 관계에서 제도적 장치는 그 자체로서 완벽하지도 않고 약점도 많다. 역사적으로 볼 때 특히 군비통제와 관련된 조약이 그랬다. 관련된 모든 사안을 명문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 핵개발 문제는 94년 제네바 합의가 갖는 제도상의 약점에서 나온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제네바 합의가 흑연감속로 가동을 통한 핵 활동 동결을 규정하고 있었고,이에 대해 북한은 우라늄 농축을 통한 새로운 핵개발 계획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 틀은 남겨놓으면서도 잔꾀를 부린 것이다. 그러면서 일괄타결방식의 소위 '광폭정치'를 시도할 의도가 있을 것이다. 신의주 특구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북·일 수교협상을 재개하고 있었던 시점에 핵개발 의도를 공론화했던 북한의 의도는 그만큼 대미관계 개선이 다급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제제도를 통한 문제 해결책에는 나름의 약점도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대안이며 국제사회의 추세이기도 하다. 차제에 북한과 미국은 기존 제네바 합의 틀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북한으로서는 게임 룰을 준수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로서도 북한의 일탈에 대해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냉정한 판단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대화통로를 확보해 두는 것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강경일변도의 해법이 갖는 비용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kimkij@yonsei.ac.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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