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 구역 JSA」,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등의 흥행작과 「와이키키 브라더스」, 「섬」 같은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만들어온 영화사 명필름의 야심작 「YMCA」야구단」이 10월 3일 개봉된다. 「YMCA야구단」은 조선에 야구가 처음 들어온 1905년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야구단 '황성YMCA 야구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슴 따뜻한 웃음'을 지향한코미디 영화. 전반적으로 깔끔한 이야기 전개에 참신한 소재에서 오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고한동안 못봤던 송강호의 익살스러운 모습도 반갑다. 1905년 황성. 호창(송강호)은 글공부에는 소질이 없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선비.그의 유일한 꿈은 암행어사가 되는 것이지만 과거제도가 폐지되자 목표를 잃고 '돼지 오줌보' 축구로 소일한다. 어느날, 호창은 우연히 야구를 하는 정림(김혜수)을 보게되고 그녀와 야구에 대한 호기심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최초의 야구단 'YMCA야구단'에 가입하는 호창은 야구단의 4번 타자로 활약한다. 일본 유학생 출신의 강속구 투수 대현(김주혁), 친일파의 아들인 포수 광태(황정민), 쌍둥이 형제 재복과 만복, 방망이 상인 성한, 전직 왕실 무사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황성 YMCA 야구단은 연전 연승하며 무패행진을 벌인다. 하지만 나라의 갈길이 험난하던 이 시대의 어느날, 야구단의 운명에도 먹구름이몰려온다. 대현과 정림이 친일파 테러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쫓기는 신세가되고 따라서 야구단도 해체가 된다. 호창도 '학처럼 고고하게 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대로 고향에 내려가 서당 훈장 생활을 하게 되는데… '상놈의 공은 받지 않는다'는 양반이나 아웃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운동장을 벗어나는 주자 등 초창기 야구 풍경이 재치있게 묘사되고 있으며 CG를 사용해 야구 중계 화면을 만들어 내는 등의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하지만 간혹 등장하는 무리한 설정은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하며 지나치게 '조선최초의 야구단'을 강조하는 것도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요소. 6억여원을 들였다는 종로거리 오픈세트나 야구 방망이, 글러브, 유니폼 등의 소품, 영화속 정림이 입는 드레스 등은 그 시대의 모습을 직접 보는 듯 할 정도로 섬세한 편이어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줄 만 하다. 감독은 「사랑하기 좋은 날」과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시나리오를 쓴 후이 영화로 데뷔하는 김현석감독.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황정민이 포수 광태로 출연하며 가수 량현량하도 쌍둥이 야구선수로 얼굴을 내비친다. 상영시간 104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