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웅진닷컴 대표(44)는 지난 3월 대표이사 취임 후 지금까지 매달 급여의 10%로 웅진닷컴 주식을 사고 있다. 웅진닷컴 주식을 사는게 어떤 재테크보다 큰 이익을 남기는 일이라 믿고 있고, 최고경영자(CEO)로서 큰 수익을 내는 기업을 꼭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CEO로 재직하는 동안엔 '십일조(十一條)'식 주식 사기를 계속하면서 이렇게 산 주식은 주가에 상관없이 팔지 않고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다. 웅진닷컴의 현재 주가는 5천원선(액면가 5백원). 6개월전 1만원대에서 움직였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대뜸 "주가가 예전같지 않은데요"라고 물었다. 기다렸다는 듯 "장기적으론 반드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대답이 뒤따랐다. "솔직히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웅진은 '항상 물기가 흠뻑 배어있는 수건'과 같지요. 그만큼 '여지'가 많은 기업입니다. 세계적인 기업과 비교해 재고.물류.재무 관리 측면은 60점 정도입니다. 낙제점이지요.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이런 관리능력을 갖고도 해마다 20∼30%씩 커왔다는데 주목할 만하지요. 지금까지는 물건 잘 만들어서 파는데 전력투구했습니다. 그동안 소홀했던 관리 부분을 보강한다면 성장 잠재력이 어느 기업보다 높다고 자신합니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진행중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경영진단 평가가 끝나는 대로 조만간 웅진닷컴의 경영 혁신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방문학습지 '웅진씽크빅'으로 유명한 웅진닷컴은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지 업체중 5년 연속 성장률(회원수 증가율 기준) 1위를 기록, 지난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올해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로부터 '경제정의 기업상'을 받았을 정도로 투명한 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 현재 회원수는 8월말 기준 86만9천여명. 말 그대로 성장가도를 달려 왔지만 최근 학습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여느 업체처럼 웅진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 상황을 일종의 '몸살'로 진단한다.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쌓였던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 왔다는 것. 일시적인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달 웅진이 새로 내놓을 제품이 바로 '수학 라인업'이다. 기존 오프라인 학습지 '웅진씽크빅 수학'이나 '수학플러스'에 온라인 연산학습 사이트인 '셈셈아이(www.semsemi.co.kr)'나 '매쓰탑(www.mathtop.com)'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가격도 온.오프라인 제품을 따로따로 살 때보다 1천∼1만5천원 정도 낮췄다. "인터넷이 교육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은 확실하지만 인터넷만으로 교육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강제성이 떨어지니까요. 라인업은 방문 교사들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학습 관리까지 해줘 이 문제를 해결하지요. 지금까지 '창의력'에 치중한 웅진이 '연산'을 보강해 제품의 완결성을 갖춘다는 측면도 있고요." 김 대표는 "여기에 국어는 국어 교사, 수학은 수학 교사가 가르치는 '교과목 전문교사제'를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하반기엔 회원 증가율도 본 궤도로 돌아와 연말까지 '1백만 회원'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법관이 되기를 꿈꿨던 그가 교육산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 지난 79년 유신헌법을 반대하는 학내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 탓에 정부의 영향이 비교적 덜 미치는 출판사(옛 웅진출판)에 입사, 웅진닷컴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근 2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법조계로 안 가기 얼마나 잘 했습니까? 매일 분쟁과 갈등에 대해 다루는 것보다는 인성계발을 위해 머리 쓰는게 체질에 맞아요. 질 좋은 교육 제품과 수준높은 서비스로 누구에게나 자랑스러운 웅진닷컴을 만들어야지요. 일등 제품이 아닌 일류 제품으로 말입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 ----------------------------------------------------------------- [ 약력 ] 58년 경북 의성 출생 85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84년 웅진닷컴(옛 웅진출판) 입사, 웅진닷컴 경영지원본부장.방문판매사업본부장.교육문화사업본부장 및 에듀빅닷컴 대표이사 역임 현 웅진닷컴 대표이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