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ahn@maf.go.kr 농산물에도 얼굴을 알리는 브랜드가 붙어야 제값을 다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청과시장나 재래시장에 나가 보면 나무상자나 마대자루에 과일이나 채소를 담아 거래하던 것이 이제는 반듯한 규격에 브랜드 로고가 표시된 소포장된 농산물이 거래되는 형태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명시하고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리콜'해 준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다. 식료품의 가격보다는 갈수록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한 변화다. 상표법에 따라 등록된 농산물 브랜드는 의외로 많아 6월 말 현재 1천2백여개나 된다. 단일 품목으로 브랜드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쌀인데 이온수로 씻은 쌀,오리농법 쌀,즉석도정 쌀 등 다양한 고급 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 채소도 품목별로 유명한 브랜드가 형성돼가고 있어 유통업체의 바이어나 도매시장 상인들은 소비자가 찾는 인기 브랜드 상품의 경우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구매하려고 애쓴다.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에서 농산물 '명품관'을 만들어 품질 좋은 상품을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있으나 소비자의 인기가 높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유명 농산물 브랜드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품질의 우수성이 일반농산물과 명백히 차별화돼야 하며 브랜드명과 로고를 개발,소비자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생산규모의 영세성으로 농가마다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지방자치단체나 협동조합들이 연합해 지역특색을 살린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우리 브랜드 농산물이 커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우리 농산물인 김치와 인삼은 '공동 캐릭터'를 부착,일본 대만 등 동남아와 미국 유럽지역까지 진출해 정착단계에 있고 장미 백합 등 한국산 화훼도 세계적인 브랜드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대∼한민국'이라는 파워브랜드를 만들었듯이 이제 우리 농산물이 세계적 브랜드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 농산물도 브랜드 상품으로 국제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개방 파고를 충분히 이겨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