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매주 화요일에 "톱프로 이야기"를 싣습니다.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프로골퍼들의 골프에 대한 생각,실력향상비결,사용하는 클럽,비하인드 스토리나 생활주변 이야기 등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첫 회로 미국LPGA투어의 간판선수 박세리를 소개합니다. "정기인의 기골프"는 토요일자로 옮깁니다. .............................................................................. 미국 무대 데뷔 5년째인 박세리(25)는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꼭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아도 웃으며 살아가려 한다. 같은 조의 선수가 경기가 안풀려 과민반응을 보이면 "자기 공 자기가 치고 화내는데 내가 뭐라겠나"라는 생각이 든단다. 박세리는 그래서 골프 잘 하는 방법을 말해달라는 부탁에 서슴지 않고 "골프를 쉽게 여기고 즐길 수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두 차례의 연습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인드라는 얘기다. 박세리가 말하는 또 다른 실력 향상 비결은 '내기 골프'. 그녀는 어릴 적에 내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상대는 아버지 친구들.배짱과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아버지가 택한 훈련과정이었다. "지기 싫었습니다.그리고 돈을 잃는 것도 아까워 이를 악물고 노력했지요." 연습할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기를 해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실력을 빨리 늘리는 방법의 하나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박세리는 경기가 없을 경우 하루의 대부분을 훈련으로 보낸다. 새벽 5시30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8시부터 18홀 라운드를 시작한다. 점심을 먹고 오후 3∼4시께 드라이빙레인지로 가서 두 시간 동안 스윙훈련을 한다. 매일 모든 클럽을 한 번씩 다 써본다. 6시께 숙소로 돌아와 한 시간 동안 체력훈련을 하다보면 하루가 마감된다. 매일 13시간의 훈련과정이다. 이러다 보니 안정환 선수가 누구인지 월드컵 직전에야 처음 알게 됐을 정도다. 그녀는 골프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사용했던 클럽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두 모아 두었다. 유성과 미국 집에 있는 용품을 모두 합치면 어지간한 골프숍 하나 정도는 차릴 만하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보물'이다. 그 중 제일 애착이 가는 것은 작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때 사용했던 '테일러메이드 320Ti' 드라이버다. 헤드에 금이 간 상태로 무려 4개 대회 우승을 따냈다. 그녀가 현재 쓰고 있는 클럽은 대부분 최근 용품 계약을 체결한 테일러메이드 제품이다. 다만 3번과 7번 우드는 '캘러웨이 스틸헤드'를 사용하고 있다. 퍼터는 '네버 컴프로마이즈'. 태어난 지 3년 된 애완견 슈나우저를 기르는 게 취미. 한 달 용돈은 50만원 안팎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