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생체리듬 관리'] 맥 못추는 '추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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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리거나 만성피로 두통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이 갑작스러운 기온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체리듬이 파괴되면서 입맛도 떨어지고 수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환절기엔 몸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바빠진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각종 호르몬 분비도 많아진다.
환절기에 나른해지는 '추곤증'과 각종 질환의 주범인 생체리듬의 혼란을 막으려면 충분한 영양섭취와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 도움말=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승남 베스트클리닉 가정의학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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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리듬이 흔들리지 않게 해야 =사람은 생체 시계를 갖고 있다.
수면 체온 심신활동 내분비대사 등이 대략 24시간을 주기로 작동하고 있다.
생체 리듬은 대뇌 깊숙한 곳에 있는 시상하부에서 조절된다.
시상하부는 생체 시계에 따라 호르몬 분비를 명령한다.
스트레스나 일교차 등으로 정신적·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면 생체 질서가 깨지게 된다.
이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코티졸'의 분비리듬에 영향을 주게 되고 적절치 못한 사이클에 의해 계산 기억 사고 등 인지기능에 이상이 오면서 업무능력이 떨어진다.
체내 신경전달물질인 '에프네프린' 분비량이 급증하면서 혈압이 높아져 만성 고혈압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또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유행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생체리듬이 파괴되면 가장 흔히 발생하는 정신적 장애인 우울증에 걸리고, 열이 나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화병이나 건강염려증 불안증 두통 불면증에 시달리기 쉽다.
모든 질병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생체리듬의 혼란에서 비롯된다.
몸이 무거워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쉽게 피곤해지는 것은 물론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증상이 생긴다.
◆ 영양섭취 제대로 해야 =헝클어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려면 원인을 찾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영양섭취를 통해 신체에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계획이 필요하다.
영양조절이 잘못될 경우 자칫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9∼10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지나친 지방이나 탄수화물의 섭취는 체중을 늘리거나 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여름 더위나 스트레스 등으로 시달린 인체에 도움이 되는 영양분은 단백질.
입맛이 없더라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고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꽁치 갈치 조개류 닭 등을 이용한 계절요리가 좋다.
단백질 식품 가운데 육류는 지방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과식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또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 음식도 피해야 한다.
가을철에 나오는 햇곡식과 햇과일 등도 많이 먹을 경우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 피로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가을철에 많이 나는 바지락 등의 해조류 음식을 섭취하는게 도움이 된다.
해조류에는 필수아미노산이나 기타 조혈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단백질과 함께 체내 면역기능을 높여 주는 비타민A,C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게 좋다.
토란 연근 우엉 등 근채류, 시금치 아욱 등 녹황색 채소류를 골고루 섭취한다.
가을채소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어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
비타민과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 무기질성분도 풍부해 영양면에서도 만점이다.
또 환절기에는 보통 에너지섭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 B 복합체의 요구량도 증가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