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대선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현대중공업 지분 처리 등 재계와의 중립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 의원이 지난 9일 "현대중공업 지분처리 문제를 대선출마일에 밝히겠다"고 언급한 뒤 각종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지분매각 및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도 쇄도하고 있다. 일부 인터넷 매체와 증권사 인터넷 사이트에는 9일 오후 '정 의원 현대중공업지분 매각 또는 기부'란 제목의 기사가 게재돼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정의원측이 이를 시정하느라고 애를 먹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은 1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프레스포럼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현대중공업 지분 처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반응이 다양했다"며 "좀더 생각해서 말해야 겠다"고 전날과는 달리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정 의원은 '매각이나 기부 쪽도 고려되느냐'는 물음에 "매각은 좀 어렵지 않겠느냐. 시장도 있고..."라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현대중공업 고문직 및 축구협회장직 사퇴를 전망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지분 매각이나 기부가 가장 확실한 중립화 방안이지만 이는 현대중공업과 증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렇다고 지분을 보유한 채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경우 '편법' 시비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분처리 방안 마련이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의원은 10일 민주당 신당추진위가 "정 의원 영입이 사실상 어렵게 됐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우주의 모든 별들이 서로 당기는 힘이 있는데 특히 정치인들끼리도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8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회동한데 이어 9일에는 김학원(金學元) 총무를 만나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관련, 김 총무는 "아직 스케치 조차 나온 것이 없다"며 "정국현안에 대해계속 협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