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가 '민주당 신당' 참여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결단 시점을 이달말로 미루고 있어 민주당의 신당 논의도 덩달아 공중에 뜬 상태가 되고 있다. 민주당 신당 논의에서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합류가 배제된 가운데 '이한동 변수'가 새로 등장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9일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겸허한 마음으로 정국의 가닥이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시간이 없는 만큼 이달말까지 지켜보면 다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신당이라면 이전의 기득권을 백지로 돌려야 진짜"라며 "또 당대 당 통합을 통해 이전 당을 없애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도 신당"이라고 말해 백지신당 또는 통합신당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또 "지금 내가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할 위치에 있지 않고 모두 민주당내에서 결론을 내릴 문제"라고 공을 민주당측에 넘겼다. 이같은 발언들로 미뤄볼 때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신당 참여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분위기를 탐색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반노(反盧)와 비노(非盧) 중도파에서만 영입 제의가 올 뿐 친노(親盧)파는 이 전 총리를 평가절하하면서 영입에 부정적인 태도이기 때문에 지금 합류할 경우 민주당내 대립구도속에 흠집만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손짓하는 반노.비노세력이 "합류할 경우 후보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지만 이들의 속셈이 실제론 당대당 통합을 명분으로 '노무현 낙마'와 '당권 사수'에 있을 가능성도 있어 진의 파악에 부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이달말까지 시한을 두는 것은 또 노무현(盧武鉉) 후보 중심의 재창당으로 낙착될 경우 반노 이탈세력과 자민련, 한국미래연합 등 제3세력을 규합, 신당을 만든 뒤 나중에 정몽준(鄭夢準) 신당과 통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어두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전 총리는 이같이 민주당 신당 합류와 제3세력 신당 등 두 가능성을 열어둔 채 향후 정국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정치세력과 다각도로 접촉하면서 세 규합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