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루사(RUSA)'가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내고 1일 오후 2시께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에서 사망 26명과 실종 14명 등 4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건물 96채와 도로교량 50개소가 파손되는 등 3백8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인명 피해는 경북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루 강우량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강릉을 포함해 강원지역에서도 8명이 사망했다. 침수 피해도 심각해 강릉 고흥 등 집중 호우가 쏟아진 지역에서 주택 1만7천여채와 농경지 5천1백여㏊가 물에 잠겼다. 국가 기간 교통망도 큰 피해를 입었다. 철도 8개 노선 33개소에 대한 복구작업이 진행중이지만 1일 오후 4시 현재 전라선 덕양∼미정 구간 등 3개노선 9개소는 불통이다. 동해 영동 88 등 3개 고속도로도 일부 구간 유실로 통행이 중단됐고 국도 24개 노선 58개소와 지방도로 3개 노선 3개소도 교통이 통제됐다. 태풍이 남부해안과 영동지역의 농경지와 양식장 등을 강타하는 바람에 과일과 채소농가의 피해가 극심해 추석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이날 18개 부처가 참석한 '수해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갖고 비 피해로 농작물 값이 올라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물가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