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품이 일본 시장에서 설 땅을 잃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중국산 경쟁품의 저가 공세로 시장 기반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무역협회 도쿄지부에 따르면 통관실적을 기준으로 한 한국상품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금년 상반기중 4.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말의 4.9%보다 0.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한국상품 수입금액(9천2백91억엔)도 지난해 동기보다 17.9% 줄어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를 제외하면 10대 교역국 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의 대일수출 10대 상품 중 일부 화학제품을 제외한 전자 전기 기계 철강 등 9개 품목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본의 상반기 총수입액은 20조4천2백60억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5% 줄었다. 무역협회는 한국상품의 점유율이 이처럼 떨어지고 있는 것은 △엔화약세로 인해 한국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데다 △일본 내수업체와의 경쟁 격화 △중국산 저가상품과의 차별성 미흡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가격경쟁력에다 기술 및 품질력까지 보완해 점유율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중국상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16.6%에서 금년 상반기말 17.8%로 1.2%포인트나 상승했다. 중국상품은 특히 한국의 10대 수출상품과 치열하게 경합하면서 철강을 제외한 9개 품목에서 한국을 제치고 일본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했다. 무역협회 도쿄지부의 이중호 과장은 "월드컵을 계기로 크게 높아진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상품의 고품격 이미지로 연결시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통해 각종 비관세 장벽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