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인플레와 과소비에서 비롯된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한국 경제의 걱정거리"라면서도 당분간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 총재는 29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조찬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대책이 안되면 한은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통화나 금리 등으로 접근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상수지 문제가 악화될 경우 한은이 나서겠지만 당분간은 '금리인상' 카드를 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총재는 저금리 부작용도 의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물가가 3% 이내로 안정돼도 진정한 안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동성이 많고 금리가 낮아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가능성과 국내 증시 침체가 당장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이같은 정책방향에 대해 "정부와 1백% 합의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