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잠재성장력을 나타내는 생산능력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고 설비투자가 두달째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소비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8.9%와 6.6%씩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3.3%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컴퓨터 등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3.3% 감소,지난 6월(마이너스 7.4%)에 이어 두 달 연속 뒷걸음질했다. 특히 제조업 설비투자는 6월중 0.3%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는 전년동월 수준에 머무는 등 제조업체들이 신규 설비투자를 거의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7월중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0.1% 감소, 1971년 이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뒷걸음을 기록했다. 올들어 생산능력지수는 1월중 5.5% 증가한 뒤 계속 하락세를 보여 왔다. 산업생산은 반도체 생산이 지난 6월(36.0%)에 이어 27.5% 늘면서 생산활동 증가율을 8.9%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반도체를 뺀 나머지 분야의 증가율은 2.9%에 그쳐 지난 3월(4.4%)과 4월(7.4%)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내수 출하와 수출용 출하는 모두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각각 5.2%와 10.8%씩 늘었다. 소비는 전업종에서 판매가 늘면서 6.6%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해 3·4분기 경기가 바닥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생산과 출하부문 상승이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월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져 6월(마이너스 0.5%)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동행지수가 2개월 연속 떨어지기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 이상 연속 마이너스를 보여야 경기하강 국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생산과 소비가 좋기 때문에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