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홍보전이 뜨겁다. 올해 입시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수험생 수를 앞지르는 '대입 정원 역전(逆轉)'이 빚어짐에 따라 대학들이 사활을 건 학생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대학도 시장경쟁 시대를 맞으면서 'PR 경영'에 나선 것이다. 홍보 방식도 기존 입시설명회에서 벗어나 예비대학 등을 통해 상품(교육프로그램)을 미리 선보이는가 하면 각종 캠프, 이벤트 등으로 고객(입시 준비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홍보대상도 당장 내년에 대학에 들어올 1차 고객인 '고 3'뿐만 아니라 고 1.2 등 미래 고객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선보이기 =이화여대는 지난달 23∼25일 고교 2.3학년생 3백50여명을 대상으로 '이화 예비대학'을 운영했다. 교수들에게 강의도 듣고 선배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 학생들이 직접 대학생활을 맛보게 하는 '체험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 예.체능 계열이 강한 중앙대는 지난달 29일부터 7일간 고교 2.3학년생 3백명을 대상으로 '중앙대 여름예술학교'를 열었다. 박근형 유인촌 김성녀 등 중앙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탤런트나 국악인, 연극배우 등을 강사로 내세워 '끼' 많은 신세대 고객들의 인기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 캠프.공연 등으로 고객 눈길 끌기 =대학 정원 역전에다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공계 대학들은 학생 유치에 이색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포항공대는 이달 초 고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공계 학과 대탐험 캠프'를 개최했고 서울대 자연대도 지난 14∼16일 고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여름 과학캠프'를 열었다. 이화여대도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체계적으로 키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16∼18일 '여학생 과학캠프'를 마련했다. 이색 캠프나 공연도 눈에 띈다. 청강문화산업대는 지난달 '청강 코스튬플레이 패션캠프'를 열고 패션.디자인에 재능 있는 중.고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한동대는 재학생들이 '컴앤씨(Come&See)'라는 모임을 만들고 대구 광주 서울 강릉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아카펠라.댄스 순회공연을 벌이며 학교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 사이버 홍보까지 동원 =입시철을 겨냥한 '반짝' 홍보가 아닌 '1년 3백65일' 학교 알리기를 위해 사이버 홍보를 강화하는 대학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숙명여대는 고교생만 대상으로 하는 웹진 '틴스 숙명(Teens' Sookmyung)'을 제작, 19일 8천명의 고교생들에게 제1호 웹진을 발송한다. 숙명여대 재학생 12명이 웹진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고교생들에게 캠퍼스 곳곳의 소식과 숙명여대 동문들의 활약상을 격월로 소개할 계획이다. 아주대는 온라인상에서 입시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학생선발본부 홈페이지의 서비스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사이버 홍보 도우미 99명을 선발했다. 아주대 재학생인 도우미들은 수험생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교생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각종 학교 소식을 전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학생선발본부 홈페이지도 이달 초 전면 개편, 단순 입시정보 외에 '선배와의 데이트' '핫토크토크' '캠퍼스 뒤져보기' 등의 서비스를 추가했다. ◆ PR 경영에 사활을 건다 =이두원 청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학생수 감소로 좋든 싫든 대학도 시장경쟁 체제에 접어들게 됐다"며 "이제는 대학도 'PR 경영'을 통해 우수한 학생과 교수를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재학생 교직원 등 학교 내부의 공중(公衆)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등과 같은 외부 공중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PR에 성공하는 대학과 학과만이 생존경쟁에서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방실.이태명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