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매매 타이밍을 쫓는 방식과 가치결정에 의한 투자다. 타이밍 매매란 무엇인가? 그것은 주가를 예측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너무나 어렵다. 15년째 주식시장에 종사하는 필자 역시 부끄럽게도 주가 움직임을 맞힌 경우는 절반 미만이다. 이 방법에서는 유망한 주식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지난 99년에 불었던 기술주 열풍은 미래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또한 이러한 예측이 비록 맞더라도 현재의 주가에 미래가치가 이미 반영돼 있을 수도 있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에스원이라는 우량기업의 예를 들어보자. 96년 상장된 이 주식은 지난 5년 동안 순이익이 3.5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 주식은 투자자를 부유하게 만들지 못했다. 에스원의 주가는 지난 96년 3만8천6백50원이라는 역사점 고점을 기록한 뒤 아직 이 가격을 밑돌고 있다. 당시 시세에 미래의 성장잠재력이 모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고점 당시 에스원의 PER(주당이익비율)는 1백29배의 과도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반면 가치결정에 의한 투자방식은 주가가 적정가치 이하일 때 사고,그 이상으로 오를 때 파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주식들이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는 것일까? 실제로 주가와 내재가치는 결정요소가 서로 다르다. 주가는 시장에서 '사자'는 가격과 '팔자'는 가격의 균형점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내재가치는 재무상황,영업현황,경영자의 자질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와 그 기업의 내재가치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주가는 비논리적인 수많은 이유로 내재가치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투자가가 접근하기 쉬운 가장 합리적인 투자방법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사서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이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들을 독자들에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수치화할 수 있는 지표의 비중을 높게 둔다. 평가가 주관에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실 기업의 사업전망이나 성장성을 어떻게 숫자로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겠는가? 한때 2천여개가 넘던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빅3'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져 갔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최고의 CEO라고 생각하는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의 경영능력을 국민은행 주가에 몇 %의 프리미엄을 주어야 하는지 본인도 알 수가 없다. 결국은 수익성,자산가치,배당수익률과 같이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되는 자료들이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주식의 가치는 수익과 배당으로 결정되며,여기에 자산적 가치가 보완적 역할을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추가로 감안해야 될 것은 수익의 안정성과 성장성,경영자의 자질,재무건전성,기업지배구조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PER가 낮아도 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거나 수익의 기복이 심한 기업은 가치를 할인해야 한다. 이익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기업은 프리미엄을 주는 게 마땅하다. 또한 경영자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참고하면 된다. 이익유보로 자기자본이 증가해도 적정한 ROE가 유지되는 기업은 경영자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ROE를 유지할 방법이나 자신감이 없다면 배당을 통해 부를 주주에게 환원시켜 자기자본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영자가 바람직하다. 유보율은 높으나 ROE와 배당수익률이 낮은 기업은 주주에게 절대로 좋은 기업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꼭 살펴봐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대주주 본인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며 이런 경우 대체로 주주중심의 경영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피해야 할 유형은 대주주가 낮은 지분율로 경영을 독점하고 주주들에게는 적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