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장세.' 주식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증시와 외국인의 매매향방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주 한국경제는 미국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주느냐를 지켜보면서 큰 궤적을 그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미국발 경제뉴스에 촉각을 세우는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게 오는 13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여기서 금리인하를 단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실물경제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당국이 인정하는 셈으로 비쳐지기 때문.그러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주 반등세를 보였던 미국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주시해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불쑥 던지는 '선문답' 같은 코멘트도 체크포인트.미 당국의 경기진단에 대한 시각을 담고 있어서다. 설령 미국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한국은행이 당장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행 콜 목표금리(4.25%) 수준이 '경기부양적'인 데다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 투기양상을 띠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장세'를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신뢰의 위기'를 낳았던 회계불신 문제가 오는 14일 크게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백47개 미국기업의 CEO(최고경영자)는 자사의 재무제표가 온당하다는 걸 이날까지 서약,증권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까지 1백5개 기업만이 서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이날은 회계불신으로 야기됐던 금융불안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두 가지 미국발 뉴스가 한국경제의 하반기 전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8·15 광복절을 앞두고 12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 회담이 눈길을 끈다. 서해교전으로 냉랭했던 남북관계가 온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13일 발표되는 통계청의 '7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도 관심을 끌 만하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6월의 소비심리지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저력을 보였기 때문.자산소득의 감소가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소비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근의 고용동향은 오는 16일 발표된다. 실업률이 석달째 2%대의 안정을 이어갔는지가 체크포인트다. 증권부 차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