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UORNAL 본사 독점전재 ] 대만 천수이볜 총통이 대만의 독립을 거론한 지난 주 토요일의 발언은 명백한 약속위반이다. 그간 대만이 미국 및 중국 두 나라와 묵시적으로 맺은 약속을 파기함으로써 전세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준 것이다. 베이징과 워싱턴,그리고 대다수의 대만 국민들은 천 총통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무슨 결과를 원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천 총통의 설화는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중국이 대만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던 남태평양의 작은 나라 나우루를 돈으로 회유,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끊게하자 혹독하게 비난했다. 물론 그 시기가 천 총통에게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 그는 민진당의 총재로 선거를 치르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중국의 행위가 다분히 자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결국 천 총통은 지난 토요일 일본에서 열렸던 친 대만독립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대만의 독립은 국민투표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지난 2000년 5월20일 약속한 '4불1무' 중 '독립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스스로 위배했다. 물론 미국은 대만과 중국간의 이같은 갈등에 대해 별다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간의 갈등이 미국경제의 안녕과 직결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방관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대만은 60,70년대처럼 완구나 식품 따위의 싸구려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기술집약형 제품 생산국이다. 델컴퓨터와 휴렛팩커드 IBM의 주요 벤더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대만이 이윤확대를 위해 중국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만 내부의 생산 비용이 오르면서 이런 추세는 가속화돼 중국에 있는 정보기술업체들의 70%가 대만과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만의 대(對)중국 투자가 활발해져 중국이 세계 3위의 기술집약형 제조국가로 부상했다. 대만과 중국간의 경제적 관계는 천 총통이나 민진당원들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점차 확대될 것이다. 대만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중국 투자를 늘릴 것이며 중국도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하고,실업자 수를 줄이기 위해 투자유인책을 지속할 것이다. 대만의 중국 투자는 새로운 일자리와 숙력공 확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세계적 기술집약 상품생산체계에 중국을 편입시키고 세계 시장과 중국을 연결시킬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를 생산기지로 여기는 이상 대만과 중국과의 경협관계를 보다 확대해 나가야 한다. 미국과 대만 중국 3개국간의 연결고리는 세 나라의 경제를 분리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천 총통의 주장은 점차 신문 머리기사에서 사라져 가지만 대만해협 사이에 존재하는 어색함은 가까운 미래에 양국이 화해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일깨우고 있다. 그는 2004년 대선에서 재선될 수 있을까. 그의 선임자였던 리덩후이 총통이 예언했던 것처럼 2008년에는 대만이 독립국가가 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중국은 즉각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곧 미국이 아주 어려운 선택을 하도록 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미국이 약해지거나 이익을 잃고 싶지 않으면 대만해협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리=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대만 비즈니스 카운셀의 루퍼트 해먼드체임버 회장이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 7일자에 기고한 'US Interest are at stake in Taiwan'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