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위기로 인해 붕괴위기까지 맞았던 성신양회[04980]가 꾸준한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업계의 대표강자로 떠올랐다고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EER)가 오는 8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FEER은 한국정부가 2년전 52개 부실기업을 선정해 퇴출시켰을 때 성신양회도 퇴출 리스트에 포함될 것을 우려했으나 결국 업계에서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구조조정 성공사례로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신양회는 지난해 214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흑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23%나 증가해 업계 평균증가율인 13.7%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장점유율은 외환위기 이전의 11.6%에서 오히려 더 올라 지난해 14.5%를기록하며 국내업계에서 당당히 2위 업체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찬 사장은 FEER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0년 정부가 퇴출대상 부실기업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가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을 때를 생각하면아직도 끔찍하다"며 "당시에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당시 채권은행이 자회사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한다는 조건으로 구제해 주기로 결정해 간신히 살아났다"며 "당시에는 구조조정을 하느냐 퇴출되느냐의 두가지 선택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성신양회의 성공비결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노동자와 경영진간의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자구노력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신양회 노조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당시 3년간 임금동결에 합의했으며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남으로써 회사측의 구조조정에 협조해 결국회사의 생존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이같은 노동자들의 협조는 회사측이 과거부터 경영진의 독단이 아닌 이사회를통해 모든 의사결정을 내린데다 노동자들에게 가능한한 투명하게 회사운영 상황을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얻었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또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중시하는 보통의 한국기업들과는 달리 철저한 능력위주의 인사 원칙을 지킨 것도 회복에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건설경기 호황이 향후 2-3년이면 막바지에 달할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성신양회도 또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의 이동섭 애널리스트는 "업계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현금을 사용해부채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주가수익률을 떨어뜨려 주주들의 불만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