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경제회복과 연이은 기업회계부정으로 신뢰를 상실한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무작정 발을 빼고 있는 형국이다. CNN머니 인터넷판은 23일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 16거래일 가운데 12일에 걸쳐무려 1천540포인트나 빠지자 폭락장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이른바 '묻지마 매도'만이팽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같은 투자 패턴은 거시경제와 개별기업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또다른매도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일례로 AMG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주식형 뮤추얼펀드는 지난 9주 중 8주에 걸쳐 유출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7일로 끝난 한주동안의 유출규모는 107억달러에달했는데 이는 지난 2000년 12월 이래 최악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미국 기업들의 지배구조가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믿어왔지만 연이은 기업회계부정 스캔들로 이같은신뢰가 크나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메릴린치가 최근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비중을 축소시킬 국가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미국을 뽑은 투자자들의 비율은 57%로 단연 앞섰다는 사실이 이를 극명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매력이 감소하면서 달러화가 세계 주요 통화에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욕을 꺽고 있다는 설명이다. 밀러 타백의 토니 크레이션츠 채권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매각한다는 것은 매도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같은 매도 이유는더욱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