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정보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책임 서약'을 의무화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이 오는 8월14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미국의 CEO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미국 1천대 기업 CEO들은 '서약'을 한 재무정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민사상 책임은 물론 위증죄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일부 CEO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 없다며 퇴사를 준비하는 등 'CEO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존핸콕 금융서비스의 데이비드 디알레산드로 회장은 "정확한 재무제표 숫자를 얻기 위해 관련 부서장 모두가 책임서약을 하도록 회사 내규를 바꿨다"면서 "'숫자 확인'작업에 몰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CEO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증권회사인 찰스슈왑의 데이비드 포트럭 회장도 CEO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면서 숨막히는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당수 CEO들은 SEC 규정이 본업을 등한시하게 만들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회장은 "SEC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지 변호사들과 검토 중"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