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기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주가 급락이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연결되지 않으면 실물경제에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세계경제의 유일한 수입수요처인미국 실물시장의 붕괴는 전세계 경기침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낙관할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재정.금융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국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동남아와의 교역 확대방안, 내수기반 확충방안 등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2.4분기 성장률 2%대로 둔화 재정경제부는 미국의 2.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5%선에 머물면서 1.4분기의 6.1%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의 2.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골드만삭스가 2.5%,JP 모건과 모건스탠리가 각각 2.8%, 도이체방크 3.0%, 메릴린치 3.1% 등이다. 미국의 주가도 유럽 전문가들의 시각처럼 다우지수가 7,000~7,500대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증시가 추가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시장을 포기하는 `공황'상태가 도래하거나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종전에는 미국의 금융불안이 실물부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현재는 50대 50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 비상대책 검토 재경부는 미국경기가 둔화될 경우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이 수요를 뒷받침하기어렵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경기침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경제도 현재는 5%대 후반~6%대 초반의 잠재성장률보다 다소 높은 성장세를보이고 있지만 세계경기가 동반침체에 빠질 경우 연간 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현 단계에서 하반기중 수출증가율은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비상상황이발생할 경우 대폭 줄어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우리는 재정건전성이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양호하고 자금시장의 유동성도풍부한 상황이어서 중국과 동남아를 상대로 교역을 확대하고 내수시장을 안정적으로유지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언급처럼 미국의 실물경기는 완만한 회복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야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증시의 불안요인을 감안할 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