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강국의 길 '신뢰성에 달렸다'] (2) 국내 부품소재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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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소재 기업의 낮은 신뢰성 수준은 '선진기술 도입->조립 생산->압축 성장->기술 종속->선진기술 및 부품.소재 재도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당연히 국산 제품의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코리아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알리는데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1억달러 어치의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일본은 다른 나라로부터 1천만달러 어치의 부품.소재를 수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3천만달러어치나 사오고 있다.
제품의 부가가치율도 일본이 37%선인데 반해 한국은 29% 수준에 불과하다.
◆ 국산화 전략 빗나갔다 =상당수 국내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선진국으로부터 원천기술과 생산시스템을 들여와 제품을 조립 생산하는데 안주해 왔다.
그럴수록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독자 개발능력은 제자리를 맴돌고 완성품의 신뢰성도 선진국에 크게 뒤처지게 됐다.
국내 한 중공업 업체는 30년 넘게 선박 엔진을 제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만 정작 핵심 설계도면은 아직도 해외 업체 세 곳으로부터 사오고 있다.
◆ 심화되는 해외 의존도 =설계기술 신제품개발 신기술응용 등 핵심 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70%에도 못미치고 있다.
생산기술도 겨우 77.8% 수준이다.
이처럼 독자적인 핵심.원천 기술이 없는 탓에 해외 기술의존도가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첨단기술의 해외 의존도는 지난 94년 11.5%에서 97년에는 19%로 급상승했다.
미국(3.24%) 독일(6.38%) 일본(6.39%) 등 선진국의 3∼6배 수준에 달한다.
기술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 94년 11억6천6백만달러로 처음 10억달러를 넘어선 뒤 △95년 18억3천5백만달러 △96년 21억8천8백만달러 △97년 22억5천2백만달러 △98년 22억4천6백만달러 △99년 24억9천3백만달러 △2000년 28억6천2백만달러에 이르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엔 적자폭이 30억달러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 무엇이 문제인가 =부품.소재 기업들의 소극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기술표준원이 최근 종업원 1백명 이상의 부품.소재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연구개발(R&D) 투자액이 매출액의 2%를 밑도는 기업이 5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도 안되는 기업이 전체의 3분의 1이나 됐다.
기업 규모가 지나치게 영세한 것도 문제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우 98.6%가 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은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 업체인 미국 델파이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전자부품산업도 중소기업 비중이 97.4%나 된다.
철도차량 부품과 정밀기기 부품의 경우 종업원 50명 미만 소기업이 각각 93.1%와 91.4%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