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성원건설로부터 1억4천만원을 직접 받는 등 측근과 함께 모두 14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성원건설은 부도가 난 이후 화의를 성사시키고 부채 3천3백억원을 탕감받았다. 홍업씨는 성원건설의 최대 채권단인 대한종금에 파산관재인으로 파견된 예금보험공사 실무자가 '빚이 많아 회생 가능성이 낮다'며 부채 탕감에 반대하자 이형택 당시 예보 전무를 통해 이를 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 중수부(김종빈 검사장)는 대한종금이 성원건설 부채 3천3백억원을 탕감해준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고 보강 수사에 착수했다. ◆부채 탕감 과정=검찰에 따르면 전윤수 회장은 지난 99년 4월 성원건설 부도 직후 신속한 화의를 부탁하며 홍업씨측에 13억원을 건넸다. 성원건설은 99년 8월 전주지방법원에서 화의 인가 결정을 받았다. 화의란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파산을 면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해 법원의 중재 아래 채무상환 계획을 다시 만드는 기업회생 제도로 채권단의 75%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전 회장은 99년 12월 화의조건 이행 절차가 이뤄질 당시 이형택씨를 만나 "빚이 3조원에 달해 정상 영업이 어려운 만큼 화의가 취소될 수 있다"며 대한종금이 채무 일부 탕감에 동의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종금 파산관재인인 이모씨가 부채 탕감 요구를 거절하자 이씨는 홍업씨,김성환·유진걸·예보 실무자 이모씨 등과 술자리를 갖고 이모씨에게 부채 탕감을 다시 부탁했다. 전 회장은 2000년 9월∼2002년 2월 사이 네 차례에 걸쳐 홍업씨에게 1억4천만원을 건넸고,2000년 6월 대한종금은 3천3백억원의 부채를 탕감해줬다. 검찰 관계자는 "성원건설은 경기 호전으로 경영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며 현재도 부채 탕감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남은 의혹=검찰은 당시 대한종금이 탕감해준 부채 규모가 너무 많은데다 당초 전 회장이 대한종금 파산관재인 이모씨에게 부탁해 거절당한 뒤 부채 탕감이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 추가 돈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