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나흘만에 하락했다. 주식시장이 강세로 출발하자 금리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주가 하락과 함께 금리가 반락했다. 금리가 사흘동안 상승한 데 따라 조정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때마침 미국 기업의 분식회계 소식이 전해져 채권시장이 매수 우위로 변했다. 달러/원 환율도 달러/엔 환율과 동반해 급락, 금리 하락에 일조했다. 그러나 장 막판 미국 제약회사 분식회계라는 돌발 악재로 금리 하락 추세가 다시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고 금리는 하락폭을 다소 좁혔다. 투신권의 대량 매도로 선물이 장 막판 상승폭을 좁힌 것도 이 같은 금리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았다. ◆ 금리 5.86%로 하락 = 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7호 수익률은 지난 주 금요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5.86%를 기록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물량 부족으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고 3년물 2002-4호 수익률은 장 막판 5.85%를 기록했다. 장 초반 5.97%로 치솟았으나 이후 오전장 중반까지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5.83%까지 내려간 뒤 장 막판 들어서야 다소 낙폭을 회복했다. 국고 3년 2002-1호 수익률은 지난 주 금요일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5.85%를, 국고 5년 2002-5호는 0.05%포인트 하락한 6.16%를 각각 가리켰다. 통안채 2년물은 0.06%포인트 하락한 5.81%를, 통안채 1년물은 0.02%포인트 하락한 5.47%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 역시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6.71%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 10.66%를 기록했다. 한편 국채 선물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으나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 전환했다. 9월물은 7만9,115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25포인트 상승한 105.28로 마감했다. 하락 출발해 한때 104.75를 기록했으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선물을 3,261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사는 4,509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국고 5년물 입찰에서는 예정금액 5,000억원 전액이 금리 연 6.15%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21개 기관에서 1조1,600억원으로 응찰했으며 부분낙찰률은 66.7%를 기록했다. ◆ 미국 시장 주목 = 미국 2위 제약업체 머크의 자회사 메드코가 3년 동안 124억원을 허위로 매출에 포함시켰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알려져 주식시장이 약보합으로 반전해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주가와 금리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지난 주 금리가 급등한 데 따라 조정이 필요하던 시기였다"며 "돌발 재료가 없었더라도 금리는 다소 하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신탁운용의 최원녕 과장은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회계악재로 또다시 급락할지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에 내성이 생겨 하락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금리는 급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컴의 분식 회계 소식이 알려진 지난 26일 종합주가지수는 9·11테러 이래 최대 폭으로 폭락했지만 정작 나스닥지수는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약보합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 있다. 한편 미국 증시는 기업 회계 악재 외에도 기업 실적 발표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8일 발표되는 알코아의 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 2/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 6개 분기째 호전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잡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