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항공 관제 기관 '스카이 가이드'는 독일에서 1일 발생한 항공기 공중 충돌 사고 당시 사전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3일 시인했다. 파트릭 에르 스카이 가이드 대변인은 "사고 당시 관제탑에는 2명의 관제사가 근무해야 했는데 1명 밖에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에르 대변인은 "위험을 감지한 관제사는 충돌 50초 전에 러시아 투폴례프(Tu)-154 여객기에 고도 하강을 지시했고, Tu-154기는 25초 후에 이에 따랐다"며 "혼자 근무하던 관제사가 항공기 5대를 맡고 있던 관계로 고도 변경 명령을 제때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고 당시 근무자가 왜 1명이었는지 ▲Tu-154기와 충돌한 국제화물운송업체 DHL 화물기는 왜 함께 고도를 낮췄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와 관련, 사고 당시 스카이 가이드 관제사들이 파업을 벌이던중이어서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르 대변인은 또 "사고 당시 사전 경보 시스템은 수리중이어서 항공기 충돌 위험 경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경보 시스템 수리는 교통량이 적은 밤에 자주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러시와 독일의 사고 조사단은 이날 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州) 사고 현장에서 본격적인 합동 조사를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파견한 특별팀은 사고기 잔해가 모아져 있는 근처 프리드리히샤펜 공항 격납고에서 지역 관계자들과 향후 조사 일정 및 방향을 조율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서 크렘린궁(宮)에서 세르게이 프랑크 교통장관과 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 검찰총장 등으로부터 사고 경우를 보고받고 빈틈 없는 사고 조사 및 사후 처리를 지시했다. 한편 Tu-154기 승객들의 스페인 여행을 주도한 러시아 바슈키르 공화국 여행사 '크렉스'의 세르게이 클레스니코프 사장은 "사고기에 탑승한 어린이와 10대 등 미성년자 수는 당초 보도 대로 52명이 아니라 45명"이라며 "여객기 출발지인 모스크바외곽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벨로루시인 4명과 러시아인 3명이 추가로 탑승했다"고 밝혔다. 여름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나던 바슈키르 공화국 어린이 등 승객과 승무원 69명을 태우고 스페인으로 가던 Tu-154기는 1일 오후 11시 43분(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 상공에서 DHL 소속 보잉 757 화물기와 공중 충돌,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 탑승객 69명 전원과 화물기 승무원 2명 등 71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