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없는 득점왕 시대는 갔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황금 신발(Golden Boot)'의 주인공은 팀을 우승으로 올려놓은 선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결승전과 3∼4위전만 남겨놓은 27일 현재 득점왕 고지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는 호나우두(6골)와 히바우두(5골.이상 브라질), 그리고 미로슬라프 클로세(5골.독일) 등 3명. 안정환(한국)과 하산 샤슈, 위미트 다발라(이상 터키) 등이 2골을 기록중이지만 3∼4위전에서 4골 이상 몰아 넣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이변이 없는한 득점왕은 이들 3명중 한명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명이 모두 결승에서 맞붙을 브라질과 독일 소속이기 때문에 지난 86년 멕시코대회부터 계속돼온 '우승국에서는 득점왕을 배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는 사실상 깨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86년 대회에서 리네커(잉글랜드)가 득점왕에 올랐지만 우승은 아르헨티나에게 돌아갔고 90년 이탈리아대회 황금 신발의 주인공은 스킬라치(이탈리아)였지만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다. 94년 미국대회에서는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와 살렌코(러시아)가 공동 득점왕에 올랐지만 우승은 브라질에게 양보했고, 4년전 프랑스에서는 수케르(크로아티아)가 7골을 넣어 78년대회부터 계속돼 온 '마의 6골벽'을 깨기는 했지만 팀은 3위에 머물렀었다. 이처럼 16년간 계속돼 온 징크스를 깨며 황금 신발과 피파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쥘 선수로는 아무래도 가공할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히바우두가 꼽힌다. 터키와의 4강전에서 넣은 결승골로 6번째 골을 장식한 호나우두는 폭발적인 돌파와 동물적인 골감각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다만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다친 다리에 아직 통증이 남아 있어 정상 컨디션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느냐와 독일의 집중 마크를 어떻게 뚫느냐가 득점왕 등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나우두와 함께 `3R 편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히바우두도 득점왕이 가시권에 있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까지 매 경기 골을 뽑아냈던 히바우두는 터키와의 4강전에서 상대 골키퍼 레치베르의 눈부신 선방으로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5골을 모두 머리로만 받아넣은 독일의 `골든 헤드' 클로세는 결승토너먼트 3경기에서 한 골도 추가하지 못해 다소 페이스가 주춤한 상태. 하지만 브라질 수비가 상대적으로 고공 축구에 약한 점을 감안하면 클로세의 위력이 다시 빛을 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요코하마=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