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모차르트가 30세 때 빚어낸 출세작이자 음악을 넘어 인류 문화유산 반열에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름이 피가로(Figaro)일까?피가로는 17~18세기 유럽에서 비속하게 쓰이는 손동작을 뜻하던 단어 ‘피그(Figue)’에서 나왔다. 곧 평민사회의 상류 귀족 사회에 대한 반감과 저항을 품고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신문 이름이 ‘르 피가로(Le Figaro)’다. 지금은 시장경제와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보수 정론지지만 사실 1826년 풍자·해학만 다루는 전문지로 출발한 매체다. 곧 피가로란 이름은 비판 의식 가득한 민중의 화신(化身)인 것이다.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직업이 이발사인 피가로 이름에서 프랑스어 프리쇠르(Friseur), 즉 이발사·미용사가 유래한 사실을 들 수 있다. 프리쇠르는 영어로 치면 헤어드레서다. 이발사가 200여 년 전 귀족의 가발을 만들고 다듬고 추천하는 토털 코디네이터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늘날과 아귀가 맞는다.‘피가로의 결혼’은 스페인이 배경이지만,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보마르셰(1732~1799)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대본은 로렌초 다 폰테, 작곡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했다. 세 천재가 빚어낸 보석이었다. 1부는 ‘세비야의 이발사’, 2부는 ‘피가로의 결혼’, 3부는 ‘죄 많은 어머니’로 구성됐다.모차르트가 1786년 2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먼저 오페라화하고, 꼭 30년 만인 1816년 당시 24세의 신예 로시니가 1부를 나중에 만들었다. 그러니까 ‘피가로의 결혼’은 ‘세비야의 이발사’의 속편이다.내용은 얼핏 보면 평범하다. 피가로의 도움으로 로시나(백작부인)와 결혼에
'중동의 화약고'에 붙은 불씨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벌어진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일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중동 정세가 한층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 모양새다. 혼란스러운 주변 정세에도 이스라엘은 선방하고 있다. 지난달 이란의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90% 이상 요격하며 방위체계의 성능을 입증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다. 민간 지출과 투자 부문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4분기에 쪼그라든 경기가 다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최근 출간된 <이스라엘의 군사혁신>은 그 비결을 이스라엘의 탄탄한 국방력에서 찾는다. 가브리엘 미사일과 아이언돔, 메르카바 전차 등 독자적인 방위 체계부터 세계 최강 수준의 예비군 전력 등. 이스라엘이 국제적인 고립과 재정난 속에서도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있었던 16가지 군사혁신 사례를 소개한다.책은 군사전략과 전쟁사, 국제정치 등 폭넓은 주제를 파고든다. 미국의 군사 전문 저술과 에드워드 러트웍, 에이탄 샤미르 베긴샤다트 전략연구센터장 등 전문가들이 공동 저술한 결과다. 합참 전략기획본부에서 20여년간 복무하고 국방과학연구소장을 지낸 정홍용 장군의 번역이 복잡한 군사 용어를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이스라엘 군대의 혁신은 결핍에서 비롯했다. 책은 이스라엘이 건국한 1948년 5월 14일부터 돌아본다. 이스라엘은 독립을 선언하자마자 주
하이브가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이사를 대신할 새 경영진으로 하이브 사내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후보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오는 31일 열리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 해임안과 함께 김 CHRO를 비롯해 이재상 CSO와 이경준 CFO 사내이사 선임안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김 CHRO는 하이브 사업보고서상 임원 17명 가운데 이미경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 가운데) 어도어의 등기상 대표이사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다른 레이블이 제작을 맡을 수 있다는 (일부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이사 후보 3인의 역할과 범위, 조직 안정화와 지원 방안 등은 결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거론된 후보 외에도 여러 안을 고려중"이라며"어도어가 안정화되면 정식으로 새 경영진과 제작(프로듀싱) 담당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는 전날 하이브 사옥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어도어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어도어 구성원들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