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신예 공격수 호나우디뉴(22.생제르맹)가 예비 스타의 허물을 벗고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로 세계 축구팬들 앞에 우뚝섰다. 21일 시즈오카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호나우디뉴는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절묘한 프리킥으로 역전 결승골까지 뽑아 브라질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중요한 경기에서 '북치고 장구치며' 혼자서 승리를 이끈 셈. 히바우두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86멕시코월드컵 때의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98프랑스대회 때의 마이클 오언(잉글랜드)을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난스피드와 발 재간이 돋보였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그는 리오 퍼디낸드, 애슐리 콜 등 잉글랜드의 기라성같은 수비수 서너명을 순식간에 따돌린 뒤 아크 앞까지 치고 들어가 자로 잰듯한패스로 히바우드의 득점을 도운 것. 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이 골로 브라질은 후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스타 탄생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전반 5분 골대로부터 약 30m 가까이 되는 먼 거리에서 호나우디뉴는 오른발로골대를 향해 강하게 휘어찼고 회전이 잔뜩 먹은 이 공은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의 키를 살짝 넘어가 그대로 네트 왼쪽에 꽂혔다. 아무도 상상치 못했던 역전골. 골이 터진 뒤 브라질 응원단조차 믿기지않은 듯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윽고 경기장은 노란색 물결로 넘실거렸고, 잉글랜드 팬들은 그럴리 없다는 듯 한동안 넉을 잃은 표정이었다. 월드컵 첫 필드골의 감격이 채가시기도 전 대니 밀스의 발을 걷어찼다는 이유로퇴장,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그가 나간 뒤에도 잉글랜드는 반격의 발판을 만들지못할 정도로 그의 역전골의 위력은 컸다. 호나우디뉴는 청소년 시절 자신의 우상이었던 호마리우를 제치고 국가대표팀에선발돼 호나우두, 히바우두와 함께 '3R삼각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브라질의떠오르는 스타.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인 터키전에서는 기대에 못미쳤고 중국전에서도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긴 했으나 호나우두, 히바우두와 같은 반열에 이름을 올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혹평까지 듣기도 했다. 그러나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호나우두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해 서서히 제기량을 되찾기 시작한 그는 이날 활약으로 완벽한 3R편대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는 재목으로 성장했음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렸다. (시즈오카=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