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02한일월드컵축구 8강전에서 맞붙게 된 잉글랜드와 브라질이 경기가 열릴 시즈오카의 날씨를 놓고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더위에는 약하나 비에 익숙한 잉글랜드와 수중전보다는 폭염이 좋다는 브라질의 희망 사항이 서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시즈오카현에 온종일 비가 내리면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얼음사나이'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았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경기는 여전히 햇볕이 뜨거워 잉글랜드에는 악재로, 브라질에는 호재가 될 것이므로 에릭손 감독은 간절히 비를 바라고 있다는 것. 이에 반해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비롯한 브라질 선수단은 직접적인 표현은 않고 있으나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에 내심 언짢은 표정이다. 그러나 결국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하늘이 브라질 편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은 시즈오카현에 하루종일 비가 내리겠지만 경기 당일인 21일에는 오전에 잠시 흐렸다가 오후부터 아주 맑겠다는 일본 기상청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는 10개 개최도시 중 9개 도시에서 비 또는 흐린 날씨가 예보된 반면 유독 시즈오카만 '맑음'으로 돼 있어 '사실상 결승전'에 끼칠 날씨의 영향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시즈오카=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