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계에 '3고(苦)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7월부터 제조물책임(PL)법이 시행돼 보험료 부담 증가와 손해배상 소송 급증이 우려되는 데다 은행의 주5일 근무로 자금운용의 어려움과 인건비 상승도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단속강화로 이들이 피신하면서 생산 현장의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다. 20일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의 어깨를 가장 무겁게 하는 것은 PL법이다. 시행이 코앞에 닥쳤는 데도 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중소기업이 드물고 보험에 드는 업체도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진공이 5인 이상 중소제조업체 2백7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56.1%가 전문인력이 없다고 답했으며 사내 전담조직을 구성한 업체는 0.7%에 불과했다. 이 법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다가 제품결함으로 피해를 봤을 때 제조업체의 고의.과실여부를 묻지 않고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이 법이 시행되면 소송이 봇물을 이룰수 있는데다 배상금부담 과중으로 자칫 연쇄도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중소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의 주5일 근무는 중소기업의 자금 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 점포가 오는 7월부터 토요일에 문을 닫으면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곤욕을 치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다. 법무부는 6월중 자진신고 불법 체류자 25만5천9백78명 가운데 14.4%에 달하는 불법 산업연수생 3만6천9백94명에 대해 기협을 통해 불법 취업 여부를 정밀 조사키로 했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단속으로 외국인 인력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