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16강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크리스티안 비에리(29.인터밀란)는 이미 한국축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지적했던 선수. 비에리는 조별리그 첫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2골을 터트린데 이어 지난 크로아티아전에서도 1골을 추가한 바 있어 이날 득점을 포함, 이번대회 총 4골을 기록중이다. 프란체스코 토티, 필리포 인차기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의 한 축인 비에리는그 명성을 확인이라도 하듯 이번대회에서도 절정의 골감각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것. 특히 '98프랑스월드컵 당시 5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으나 다보르 슈케르(크로아티아)에 1골 차로 아깝게 득점왕을 내준 한을 풀 기회를 맞은 셈이기도 하다. 185㎝, 82㎏의 건장한 체구를 바탕으로 공간 장악과 헤딩 능력이 뛰어난 비에리는 헤비급 복서 출신의 이색 경력을 가진데다 슈팅의 파괴력도 대단해 '몬스터(괴물)'란 애칭을 지녔을 정도. 세리에A와 세리에B 클럽을 전전하던 그가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96년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명문 유벤투스에 '깜짝 스카우트'되면서 부터다. 그 해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8골을 터뜨리며 리그 우승에 기여했고 스페인 아틀레티코로 이적한 뒤 24골로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오르는 등 주가를 높여가던 그는 프랑스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 스타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유명세를 타고 99년 7월 당시로는 세계 최고 몸값이었던 5천만달러에 인터밀란으로 이적했으나 다리를 크게 다치면서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1년 여만에 복귀한 2000-2001시즌에 19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한 비에리는 이제 월드컵 무대에서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1973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났으며 과거 명골키퍼로 명성을 날렸던 할아버지의 권유로 14세 때 축구에 입문하며서 3대 째 축구선수 가문을 잇고 있기도 하다. (대전=연합뉴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