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나흘만에 내렸다. 미국 경기회복 기대를 받쳐온 소비지표가 5월들어 예상보다 큰 폭 둔화되며 미국 증시 불안이 지속되자 경계감이 고조됐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부담 해소 등으로 개장초 830선을 웃돌기도 했으나 장후반 하락세로 돌았다. 시장관계자들은 당분간 현지수대를 돌파할 만한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800~830선 박스권을 전망했다. 관망세로 거래가 다시 줄어 5억 8,200만주와 2조 1,600억원대에 그쳤다. 14일 종합지수는 822.01로 전거래일보다 1.05포인트, 0.13%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71.55로 0.85포인트, 1.20% 하락했다. 822개종목이 올라 하락 646개보다 많았다. 섬유의복, 기계, 건설업종의 하락폭이 깊었다. 외국인 매수가 유입된 삼성전자가 2% 가량 오른 것을 비롯해 K텔레콤, 국민은행, KT, 한국전력 등 빅 5가 동반 상승하며 하락폭을 방어했다. 반면 POSCO, LG전자, LG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LG화학 등이 내리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코스닥시장은 휴맥스가 실적전망 악화로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SBS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지수관련주 대부분이 내렸다. 지난 12일 코스피 200 신규 편입에 따른 선취매성으로 장막판 급등했던 LG카드,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중공업, 애경유화, LG생활건강, 대우건설 등이 큰 폭 조정을 받았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오를 만한 이유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해외 여건이 많이 어려워 단기 낙폭에 대한 반발매수 이외에는 특별한 매수도 찾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다우 9,500선과 나스닥 1,500선의 분기점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며 추가하락시 심각한 국면이 올 수도 있어 당분간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삼성 등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개선 징후와 담배인삼공사 등 공기업 민영화 물량 부담도 서서히 극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 안정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수급개선의 특별한 징후가 없어 지난 5월의 평균지수대인 830선을 넘기 위한 수급과 재료의 모멘텀이 없을 경우 800~830 박스권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