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투표가 정치개혁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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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방선거 투표날이다.
월드컵 열기에 묻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대선후보들까지도 가세한 과열선거전의 부작용으로 비방과 음해,금품제공 등 혼탁선거 양상이 극심해 유권자들의 정치혐오감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 것 같다.
선관위의 조사대로 투표율이 40%대에 머물 경우 전국단위 선거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게 돼,최악의 '부실선거'가 되는 셈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한 세계인들 앞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 아침 우리 모두는 소중한 한표를 올바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물론 투표거부를 통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것도 소극적인 의사표시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투표권은 권리인 동시에 의무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기권은 권리포기 차원을 넘어 구성원 전체의 의사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현재 2기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20%가 비리로 사법처리됐다는 사실은 투표를 통한 유권자의 정치권 감시의무 포기가 초래한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설령 투표를 했더라도 제대로 된 후보인가를 따져보지 않고 찍은 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선택은 오직 하나 뿐이다.
귀찮다 말고 선거공보라도 찬찬히 훑어보고 투표장에 나갈 일이다.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뭉쳐 '붉은 악마'의 함성을 만들어냈듯이 나부터 먼저 한국정치의 개혁을 위한 작은 참여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젊은층이 새로운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해 앞장서주길 당부한다.
월드컵 응원에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 나선다면 투표율 상승은 물론 이들의 열린 사고가 지역주의의 벽을 깨고 선거판을 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오늘은 그동안 경기장에서,거리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투표장에서도 보여주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