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진리체계'(윤석철 서울대 교수 저, 2001년 경문사 간) '경영학의 진리체계'라니? '경영을 알면 돈이 보인다!'와 같은 제목이 유행하는 요즘 세상에 엄청 재미없는 제목이다. 게다가 대학교재를 주로 펴낸다는 출판사답게 딱딱한 표지하며... 좋은 책을 읽고 그 책의 저자를 모셔 강의를 들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임인 '경영자독서모임'에 몇 년째 참여하고 있는 덕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 책을 보았을 때 느꼈던 선입견은 책에 빠져들며 저자인 윤석철 교수에 대한 경외심으로 변했다. 이 책은 인사, 조직, 재무, 마케팅, 생산 등 조각모음 같은 경영학의 학문체계를 하나의 이론으로 통일하기 위해 10년에 한번씩 써 온 저자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신의 유학시절 경험담에서부터 생물의 세계, 동서고금의 온갖 흥미있는 사례를 들며 일관되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바로 '생존부등식'이다. 기업은 제품의 가치(V), 가격(P), 원가(C)라는 변수에서 V > P > C 라는 생존부등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의 가치가 지불가격보다 높아야 그 제품을 산다. 또 기업은 소비자판매가격보다 원가가 낮아야 그 제품을 계속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나는 인터넷으로 중고의료기 매매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의사가 대부분인 고객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중고의료기를 매매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가치는 1만3천원이라는 책값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런 책이라면 13만원이라도 사겠다. 이런 가치 있는 책을 다시 만나기 위해 저자가 네 번째 책을 내겠다고 약속한 2011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백수경 < 메디칼데포 대표 skpaik@ijnc.inje.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