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한-미전이 열리는 운명의 날인 10일 온 국민이 하나되어 `폴란드전 승리에 이어 또한번의 감동을 이뤄내자'는 염원과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었다. 이날 길거리 응원에는 서울시청앞, 광화문 일대에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것을 비롯, 전국 70여곳 응원장소에서 10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응원전을 펼쳐 지난87년 6.10 항쟁이후 최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은 15년전 울려퍼진 "호헌 철폐, 독재타도"의 구호 대신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의 함성으로 가득찰 전망이다. 한-미전이 열리는 대구월드컵 경기장앞은 이틀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온 열성 축구팬 1만여명으로 장사진을 이뤘고, 이날 오전 6시 잔여분 입장권 7천여장 판매가 시작되자 불과 2시간여만에 매진됐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 주변은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붉은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로 넘쳐 나 경기장 주변은 물론, 대구 시가지 곳곳이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서울 광화문, 시청앞 주변에도 이날 오전 7시부터 붉은 악마 회원 응원단과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쳐 전국이 초여름 더위보다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광화문 인근 주한 미대사관은 평소보다 많은 경비요원과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외곽 경비를 서는 가운데 미대사관이 이날 오후 휴무키로 하자 비자 신청자들이 아침부터 몰려 50여m이상 줄을 지어서 기다리기도 했다. 전국의 붉은 악마들은 이날 새벽 기차와 버스, 비행기를 타고 낮 12시 대구 자연과학고에 모여 대구 경기장까지 필승을 기원하는 거리 행진을 펼쳤다. `붉은 악마'들은 `천하통일 대한민국'이 적힌 가로 16m, 세로 3m짜리 대형 현수막을 경기장에 설치했고 운동장 1,2층 전체를 뒤덮을 수 있는 대형 태극기를 선보이며 응원전에 앞장설 예정이다. 붉은 악마 회원 등 부산시민 1천여명은 부산에서 월드컵 첫 승의 기운을 대구에 전달하기 위해 `부산의 승리를 대구서 다시 한 번' 등의 플래카드가 붙은 대형버스17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부산에서 대구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붉은 악마 대구지회 부회장 김종훈(23.대구카톨릭대 4년)씨는 "시민들과 함께 첫 승을 올린 부산의 열기와 함성이 달구벌에 이어져 승리의 밑바탕이 되도록 하겠다"며 "우리의 뜨거운 열정으로 16강 진출을 일궈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상당수 초.중.고교도 휴업 또는 단축수업에 들어갔고 숙명여고, 인천 부평고 등 일부 학교는 운동장이나 강당 등에 모여 응원을 펼치고 학원들도 수업종료시간을 앞당기고 한양대, 건국대, 경희대도 교내 광장, 강당, 운동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합동 응원에 나섰다. 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K글로벌, 효성, 코오롱, 한솔그룹, 대우건설, 결혼정보회사 듀오 등 대부분 기업들도 이날 오후 경기시간에 맞춰 휴무키로 하거나집단 응원장소를 마련, 한-미전을 보며 한국팀의 선전을 간절히 기원토록 했다. 이날 대구행 기차와 비행기, 버스편은 거의 매진돼 철도청과 항공사측은 추가로특별 열차와 비행기 편을 마련하는 등 비상대책을 준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