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9일 일본과 벨기에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H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7만2천370석 규모의 요코하마국립경기장은 온통푸른색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일본 관중이 7만명을 상회했고 본부석 맞은편 구석에 자리한 러시아 관중들은약 2천명 정도.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파란색 서포터스 유니폼을 입고 일장기를 손에 든 일본관중들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자리를 채운 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대형 스크린에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름과 사진이 소개될 때마다 경기장은함성으로 들끓었고 특히 나카타 히데토시, 오노 신지, 이나모토 준이치 등의 이름이불리울 때면 두 배 이상이 환호성이 터져나와 인기를 입증했다 또 본부석 왼쪽 편 스탠드의 일본 서포터스 '울트라 닛폰'은 대형 일본 대표팀유니폼과 일장기를 꺼내들고 흔들어댔다. 0...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동안 7만여 일본 관중들은 대부분 소형 일장기를 가슴 앞에 꺼내 들고 경건하게 노래를 따라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일본 관중들은 러시아 선수들이 소개될 때 야유를 퍼붓기도 했지만러시아 국가가 연주될 때는 일제히 일어나 조용히 연주가 다 끝나기만을 기다려 나름대로 성숙한 관전문화를 보였다. 0... 이날 일본 관중들의 응원 열기는 뜨겁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상상을 초월해 7만명 인파가 일제히 같은 소리를 낼 때에는 귀가 아플 정도. 경기가 시작한 뒤 일본 선수가 러시아 문전을 파고 들 때마다 광기에 가까운 함성이 관중석으로부터 뿜어져나왔고, 반대로 일본 선수가 반칙을 당할 때는 비명이,경고를 받을 때는 야유가 귓전을 때려댔다. 응원 방법도 손뼉을 친 뒤 손을 앞으로 내밀며 '닛폰'을 외치는 것에서부터 파도 타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일사불란했다. 숫적으로 절대 열세에 있던 러시아 서포터스도 국기를 흔들며 응원을 해봤지만일본 관중들의 열기와 함성 속에 초라해 보이기만 했고, 러시아 선수들마저 일본 관중들의 응원에 주눅이 들 정도였다. 0... 북방 4도의 영토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어왔던 일본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리자 일부에서는 '일본 훌리건'의 난동 문제를 우려하기도. 그러나 7일 삿포로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경기의 무사 개최에 고무된일본 안전대책 당국은 이날도 7천400명의 경찰 병력을 경기장 내외곽에 배치했다. 또 1천200명의 사설 경비업체 소속 안전 요원들이 경기장 내에서 보안 검색 작업을 돕는 등 만일의 사고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