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세계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윤리임원협의회(EOA)가 주도해온 기업윤리경영 표준안이 미국표준화협회(ANSI)에서 심의중이며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ANSI 심의를 통과할 경우 ANSI는 이 시안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윤리경영 표준시스템안'으로 추천, 세계적인 기업윤리 표준안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윤리임원협의회(회장 이경상 신세계 부사장) 총회에서 초청강연을 가진 기업투명성 인증 협회(TRACE)의 알렉산드라 라기 회장도 이를 확인했다. 라기 회장은 '미국의 기업윤리 표준화 동향'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미국 EOA와 ANSI가 준비중인 이번 기업윤리 표준안이 통과될 경우 ANSI는 이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추천하여 국제적인 표준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OA가 ANSI에 제출한 '윤리경영 표준시안'은 윤리강령 전담임원 교육 감사 처벌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미국의 '연방판결지침(FSG)'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엔론사건을 계기로 윤리경영 여부를 상장기준으로 삼는 제도를 준비중이며 빠른 시일내에 도입될 것으로 전경련은 내다봤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전경련을 주축으로 윤리경영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경련은 무엇보다 미국 EOA와 ANSI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윤리경영 표준화 작업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국제적인 윤리경영 표준화 추진에 맞춰 오는 10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리는 ISO 연차총회에 재계 대표를 파견키로 했으며 미국 EOA와 업무협력 채널을 구축하여 표준안에 대한 정보교류와 국내기업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보스턴에 있는 벤틀리대학의 기업윤리센터 및 TRACE 등과도 공동으로 교육 및 실천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교류를 대폭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전경련 기업윤리임원협의회는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윤리경영 베스트 프랙티스'를 참고해 각 기업별로 윤리담당조직을 확충하고 '내부보고 시스템(헬프라인)'을 도입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전경련은 또 국내 기업들의 윤리경영이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매년 전세계적으로 윤리경영이 우수한 기업들을 시찰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전경련 김석중 상무는 "향후 기업 윤리경영이 우리 기업의 실정과 상황에 맞게 전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도 미국의 연방판결지침 방식처럼 윤리경영에 앞장 서 온 기업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줄여 주고 정부조달 사업 등을 윤리경영 확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