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가로막을 수도 있는 `티켓 대란'과 무더기 공석사태의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개막식에서 약 3천500석이 공석으로남은데 이어 한.일 양국에서 지금까지 열린 경기들도 적게는 수천석에서 많게는 1만여석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개막식은 말할 것도 없고 `빅카드'로 평가됐던 잉글랜드-스웨덴전(사이타마),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가시마)까지 무더기 공석사태가 발생한데서 보듯이앞으로도 티켓 대란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3일 이 문제와 관련, 월드컵한국조직위원회(KOWOC)로 하여금 국제축구연맹(FIFA)에 항의하고 입장권 해외판매 대행사인 바이롬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지시했다. 정부의 강경 입장은 입장권 판매차질로 경기당 10억원 정도의 직접적인 금전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국내팬들 사이의 여론 악화와 경기장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 추락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 즉 표를 구하지 못한 국내 축구팬들은 당장 정부나 조직위에 비난의 화살을 돌릴 가능성이 크고 전세계 축구팬들에게도 `맥빠진 대회'라는 인상을 줘 국가이미지까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 열리는 32경기의 입장권(142만2천841석)이 매진됐을 때의 수입금이2천100억원으로 조직위 전체 수익의 40%인데 이같은 `티켓 대란'이 계속될 경우 수백억원의 차질의 불가피한 상황이다. 3경기를 치르게 돼 있는 일본 미야기(宮城)현 지사도 월드컵일본조직위(JAWOC)의 협조를 얻어 바이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바이롬의 해외 판매 소홀로 관광객이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미야기 현의 주장이다. FIFA와 양국 축구연맹은 이 문제와 관련해 2일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입장권인쇄와 판매 대행사인 바이롬사의 준비소홀이 근본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알려졌다. 개막식의 경우에도 바이롬측이 미처 팔지 못했다고 반납한 1만장을 긴급 판매했음에도 대규모 공석사태가 발생했었다. 한편 KOWOC는 그동안 입장권 판매 자료는 넘겨주지 않던 바이롬사가 한-폴란드전을 포함한 7경기의 입장권 판매 현황자료 파일을 넘겨줌에 따라 본격적인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해결책이 제시될 경우 잔여 경기에서는 무더기 공석사태가 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WOC는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미셸 젠-루피넨 FIFA 사무총장에게 입장권 인쇄를 바이롬이 아닌 KOWOC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롬사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즉 직접적 피해 당사자인 KOWOC와 JAWOC는 물론 일본의 미야기현같은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업계도 외국 관광객 감소로 인한 손해가 적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친척으로 알려진 하이메가 사장으로 있는 바이롬사는정식직원이 3명에 불과할 정도의 소규모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FIFA의 입장권 해외판매 대행사 선정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FIFA 행정의 `불투명성'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최근 블래터 회장의 재선으로 반대파의 입김이 급속히 약해지고 있어 이 문제가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