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받자고 수백억원씩 썼답니까?"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내 마케팅 대행사인 SMK(스포츠마케팅코리아)에 대해 월드컵 공식 후원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해 FIFA에 약 3천5백만달러를 내놓은 이들에 SMK는 국내에서 FIFA와 의견을 조율하는 창구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 벼락치기식 업무 진행 =후원업체인 A사 관계자는 SMK로부터 지난 24일 퇴근 무렵 27일부터 30일까지 후원사들을 초청하는 세 건의 이벤트가 있으니 이틀 안에 참석자 명단을 보내 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그는 "금요일 저녁 퇴근 준비할 때 공문 보내면서 일요일까지 참석자를 확정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일본계 후원기업인 B사는 경기장에 몇시간 전까지 입장해야 하는지, 반입·반출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어느 출구로 들어가는지 등 모호한게 많은데도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결국 인터넷 홈페이지에 떠 있는 관전 안내문을 다운로드받아 자세한 내용을 알아냈다. ◆ 얻는게 별로 없다 =공식 후원사인 C사는 "회장이 경기를 참관할 계획인데 일반인들과 같이 검문을 받도록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VIP 주차증도 하나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쟁사의 앰부시 마케팅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붉은악마 후원을 내세운 SK텔레콤과 공식 후원사인 KTF 간의 갈등. SMK가 외국계 후원사와 국내 후원사를 차별한다는게 KTF의 주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비신사적인 마케팅을 새로 하는데도 SMK는 활동중단 요청 공문만을 보냈다"며 "코카콜라 경쟁사인 펩시나 맥도날드 경쟁사인 버거킹의 마케팅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한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월드컵 후원사로 인식되는 비율은 SK텔레콤이 70%로, KTF의 82%(중복응답)에 육박했다. ◆ SMK의 구조적 한계 =후원사들은 SMK가 실무 경험이 없는 20대 후반의 유학생 출신들로 구성돼 있어 수백억원짜리 사업을 조율할만한 역량이 없다고 주장했다. SMK측은 이에 대해 독자적인 권한 없이 FIFA 마케팅의 입과 귀 역할을 할 뿐이어서 월드컵조직위원회의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바이롬의 티켓 인쇄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김성종 사장은 "국내에 스포츠마케팅 전문 인력이 워낙 부족한 데다 국내 기업의 경우 경험이 부족해 논리 대신 감정적으로 대응할 때가 있어 의견 조율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