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트디즈니사(社)가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간판상품인 만화영화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회사 소속의 작화가(作畵家)들이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가 경비절감을 꾀하면서 전통적인 만화영화인 2차원 애니메이션의 질적수준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특히 경영진이 창작과정에 간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비난했다. 디즈니는 최근 50개 매장을 폐쇄하고 테마파크의 운영시간을 줄이는 한편 영화스튜디오의 비용을 감축하고 4천명의 직원을 해고 조치한 바 있다. 작화가들은 디즈니가 `신데렐라', `피터팬' 등 큰 인기를 끈 만화영화로 입지를 다져왔으나 최근 예산문제로 인해 장편만화영화 작품의 캐릭터와 줄거리가 힘을 잃고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년간 디즈니에서 일하다 지난해 5월 회사를 그만둔 작화가인 데이브 프루이크스마씨는 "경영진이 작품제작에 간섭하면 할 수록 작품의 수준은 계속 나빠진다. 경영진의 머릿속에 작품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들어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작화가들은 특히 최근 `슈렉', `몬스터 주식회사' 등 이른바 3차원 애니메이션작품이 큰 선풍을 일으킴에 따라 디즈니가 전통적인 2차원 애니메이션 제작에 손을 떼려 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디즈니의 장편만화영화 부문의 팸 코츠 수석부사장은 "컴퓨터로 제작하는 3차원 장편만화영화에 역점을 두기 위해 2차원 만화영화 제작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전통적인 만화영화의 제작 스튜디오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츠 부사장은 올 가을 선보이는 장편만화영화인 `트레저 플래닛' 의 경우 2차원과 3차원이 결합된 작품이며 앞으로 2007년까지 손으로 그려 제작하는 장편 만화영화 7편이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여름 출시예정작인 `릴로와 스티치'의 제작팀 일원인 크리스 샌더스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전통적인 2차원 애니메이션의 종말'에 관한 소문이 유포되고 있으나 이는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2차원과 3차원은 서로 결합돼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3차원 만화영화를 그려내는 사람들은 모두 2차원 작화가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컴퓨터 작업으로 제작된 3차원 만화영화인 `슈렉'과 `몬스터 주식회사' 등은 미국내에서 2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데 반해 2차원 애니메이션인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의 경우 8천400만달러 수입에 그쳐 역력한 퇴조기미를 보였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