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웬 골프?' 요즘 월드컵 축구선수들의 여가활동으로 골프가 최고 인기다. 월드컵을 앞둔 각국의 선수와 코치들이 긴장을 풀고 심신을 재충전하는 수단으로 골프를 가장 선호하는 것.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팀은 23일 오후 제주 나인브릿지GC에서 라운드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골잡이' 마이클 오언과 폴 스콜스 등 선수 12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24명이 플레이했다. 오언은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 등과 한조를 이뤘고 각 조는 선수 2명과 스태프 2명이 팀을 짜 친선 매치플레이를 했다. 왼쪽 발을 다친 데이비드 베컴은 골프는 치지 못하고 골프장내 피부마사지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7세때 골프를 시작한 오언은 지금도 휴가때면 어김없이 골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골프광'으로 소문나 있다. 오언은 1백m를 10초대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질주하지만 골프장에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다고 한다. 이 골프장 이상희 경기부장은 "핸디캡이 6으로 알려진 오언은 캘러웨이 렌털클럽을 쓰고도 드라이버샷을 2백40∼2백50m나 날렸다"고 전했다. 나인브릿지GC는 '세계 1백대골프장' 진입을 위한 홍보차원에서 이날 잉글랜드팀에 코스를 개방했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은 예전에 골프를 하면 눈총을 받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해외파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골프가 전파되고 있다. 월드컵팀 선수중 골프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황선홍으로 90타대 초반의 실력이고 홍명보가 90타대 후반,김병지와 유상철 등이 1백타 안팎의 스코어를 낸다. 박항서 코치는 90타대 중반의 실력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상당한 골프마니아로 80타대 중반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6일 스코틀랜드와의 부산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2박3일간 휴식을 취하면서 제주 파라다이스GC에서 박항서 코치,핌 베어벡 등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라운드를 즐겼는데 그날 89타를 쳤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은 내기골프를 즐기는데 승부욕이 대단하다고. 한번은 히딩크 감독이 코칭 스태프와 골프를 쳤는데 폭우가 내려 정상적인 라운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함께 코스에 나선 다른 팀들은 라운드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는데 히딩크 감독이 낀 조는 폭우속에서도 끝까지 라운드를 마쳤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에서 20여일간 최종훈련을 마친 미 축가국가대표팀도 훈련도중 골프로 긴장을 풀었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