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수출회복에 적신호가 커지자 외환당국이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나서는 등 외환시장 안정대책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20일 오후 5년만기 외평채 5천억원어치를 입찰을 통해 발행했으며 오전에 이미 발행 예정 사실을 외환시장에 흘리는 구두개입을 병행했다. 외환당국이 외평채를 발행한데는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시장에 개입해 직접 달러화를 매입할 수 있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날 시장참여자들은 실제 개입의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환당국은 최근의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급 보다는 엔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에서 초래된 심리적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워낙 가파르게 떨어졌기 때문에 달러당 1천250원선까지 밀린현 수준에서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급격한 환율하락에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단을 밝힐 수 없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환율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2일 1천332원에서 하락세가 시작돼 이날 오후 1천252원까지 떨어지는 등 한달여만에 6.0%나 급락했다. 시장관계자들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같은 기간 131엔에서 125엔으로 급락한 엔화강세가 달러화에 대한 아시아통화들의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엔화강세는 일본중앙은행이 3개월 연속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세 지속 여부도 엔화강세 지속 여부에 달려있다고 시장관계자들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