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파악하려면 헤리티지재단을 먼저 봐라.' 지난 73년 워싱턴 DC에 둥지를 튼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대표적 '싱크탱크'로 불린다. 의회와 행정부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곳의 이사장을 올해로 25년째 맡고 있는 에드윈 풀너 박사(60)를 만나 장수비결과 한·미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이달로 이사장 취임 25주년을 맞았는데 장수비결은 무엇입니까. "싱크탱크를 단순한 연구소가 아니라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기업처럼 운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싱크탱크는 좋은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데 그쳐서는 안됩니다. 그 아이디어가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잘해야 합니다. 헤리티지의 고객은 국회의원 및 보좌관 행정부 언론 등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헤리티지가 20만명이 넘는 광범위한 후원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정 개인이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25년간 헤리티지가 제안했던 정책중 가장 의미 있었다고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우선 1981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대폭 인하토록 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당시 91%였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이 28%로 낮아졌습니다. 2차대전후 실질적인 의미에서 가장 큰 세제감면이었다고 할 수 있죠. 또 전략방위계획,미사일방어(MD)체제,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탈퇴 등으로 이어지는 외교정책에 대한 제안입니다. 자유무역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정책방향은. "자유무역,세금감면정책의 이론적 토대강화 등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세금을 깎아주면 재정수입이 주는 게 아니라 경제주체들이 더욱 일을 열심히 해 오히려 늘어나게 됩니다. 복지개혁도 계속 사업으로 다루고 있죠." ―미 행정부의 철강수입관세와 자국 농업보호를 위한 보조금 확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반대했습니다. 철강수입관세는 보복을 부를 뿐입니다. 농업보조금도 기업형 농업에 국민 세금을 지원하는 꼴이 될 수 있어 반대합니다." ―보수적인 싱크탱크로서 보수적인 부시 공화당 정권과 아주 깊은 관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차오 노동부장관 등을 포함,11~12명의 행정부 고위관료가 헤리티지 출신입니다. 또 저나 다른 연구원들이 매일 부시 행정부 사람들과 만납니다. 그들은 우리를 중요한 정책산실로 보고 있습니다." ―남북대화에 대한 전망은. "최근 박근혜 의원이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더군요. 김 위원장은 한국을 방문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