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者不知知者默 언자부지지자묵 此語吾聞於老君 차어오문어노군 若道老君是知者 약도노군시지자 緣何自著五千文 연하자저오천문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고 아는 사람은 입을 다문다/이 말을 나는 노자님으로부터 들었는데/만약 노자님께서 아는 분이라 한다면/무엇 때문에 손수 '도덕경' 오천자를 지으셨을까 -------------------------------------------------------------- 당 백거이(白居易)가 읊은 '노자를 읽고서(讀老子)'이다. 사람은 자기가 느끼거나 알고 있는 것을 말이나 글로 나타낸다. 그러나 말이 글이 사람의 사상 감정이나 지식내용을 과연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까. 노자는 바로 이점을 염려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백거이는 또 노자의 말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노자는 도가(道家)의 원조이고 백거이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둘 다 말을 적게 했으니 그만큼 많이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