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불과 3일만에 '강력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한국증시를 일시적인 패닉상태로 몰고 갔던 스위스 UBS워버그의 지주회사격인 UBS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있다. 경기침체로 순익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파산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과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 여기다 경영진이 거액을 챙겨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비난이 빗발치면서 서로 반목하는 자중지란(自中之亂)까지 겹쳤다. 14일 발표된 1·4분기 UBS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UBS의 4개 자회사 대부분이 매출 및 이익감소를 겪었기 때문이다. 증권사인 UBS워버그,투자자문업체인 UBS페인웨버,자산운용사인 UBS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소매금융업체인 UBS스위스의 일부 사업부서의 경우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이익이 70% 이상 줄었다. 일각에서는 UBS워버그가 삼성전자를 매도하면서 촉발시킨 증시위기의 본질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UBS워버그 아시아펀드Ⅱ'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 비난표적의 대상이다. 회사가 어려운데도 마르셀 오스펠 UBS 최고경영자(CEO)겸 회장이 7백50만달러에 달하는 고액연봉을 챙겨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다. 또 오스펠 회장과의 갈등으로 마르쿠스 그란지올 UBS워버그 회장이 이날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그란지올 회장은 그동안 엔론 일부 사업부서 인수,부도를 낸 스위스 국적항공사 지원문제 등과 관련,오스펠 회장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왔다. 1998년 유니온뱅크 오브 스위스(UBS)와 스위스 뱅크 코퍼레이션(SBC)의 합병으로 탄생한 UBS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