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료품 유통시장에서 지방 군소 슈퍼마켓 체인점들이 대형 체인점을 누르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플로리다의 퍼블릭스,세인트루이스의 웨그만,리치몬드의 우크롭 등 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중소형 슈퍼마켓 체인점의 경쟁력이 세이프웨이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전국 단위의 대형 업체들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군소 슈퍼마켓 체인점들의 경쟁우위는 다양한 아이템과 빠른 매장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퍼블릭스가 대형 할인점에서도 구하기 힘든 와인제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손님을 끌어들이는 게 대표적 예다. 잘 팔리는 물건이라도 늘 채워져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면 매장직원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는 등 신속한 서비스도 제공된다. 치즈 등 조제식품이나 채소 등 청과물의 품질도 우수하다고 WP는 전했다. 지방 슈퍼마켓 체인점이 다양한 물건을 대는 등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이다. 조셉대의 리처드 조지 식품마케팅학 교수는 "상장사가 대부분인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들은 지나치게 월가를 의식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주들의 눈치를 보느라 비용절감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업체들은 이를 위해 고수익을 남기기 어렵다고 판단된 물건은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이는 주주에게 이득을 안겨줄 수 있어도 고객의 선택폭을 좁게 만들어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조지 교수의 분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