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령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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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노령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유엔 노령화 총회'가 열렸다.
1982년 오스트리아에서 첫 회의를 가진 후 20년만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문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열린 만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총회에서는 금세기 인류 최대의 재앙은 땅위의 지진이 아닌 인구구조의 지각변동이라고 결론지었다.
세계 인구의 노령화가 인류생활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조짐이라는 것이다.
노령화가 진전되면 당장 노인복지문제가 대두되고,노동시장이 경직되고,아울러 경제성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미 고령사회(전체 인구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14%)에 들어선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등 유럽국가들과 일본 등은 노인문제가 가장 큰 국가 현안이다.
일본의 경우는 국가 총예산의 17%를 노인복지 예산에 배정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엊그제 통계청이 발표했다.
노령인구의 비율이 지난해 7.2%였으나 오는 2010년에는 10.7%, 2020년에는 15.1%로 늘어나 고령사회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양하는데 40년 이상 소요됐으나,우리나라는 20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적게 낳고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일 게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연금.의료 등의 사회보장체제가 다듬어지고 있으며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들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고령화 시대를 맞아 모든 제품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어져야 한다"면서 "인간의 수명이 1백20세까지 늘어날 것에 대비, 보험 및 금융상품 그리고 전자제품의 기본 골격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버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다.
요즘엔 외로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말벗(실버시터) 사업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가정이 핵가족화되고 정년이 단축되면서 노인들이 뒷전으로 밀려 더욱 소외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문제는 이제 강건너 불이 아니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