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UBS워버그증권이 한국 주식시장을 주무르고 있다. 워버그증권은 10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올들어 증권사들중 처음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자사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삼성SDI 등 우량주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워버그증권은 전날도 자사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했다. 워버그증권의 삼성전자 투자의견 하향조정 소식에 이은 외국인 매도세는 곧바로 증시를 강타, 5포인트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던 종합주가지수를 급락세로 몰아넣었다. 특이한 점은 워버그증권이 불과 3일전인 7일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올려잡고 '강력 매수'를 추천했다는 것. 워버그는 한국 증시에 대한 그동안의 보수적인 시각에서 전환해 주가지수의 재상승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삼성전자를 매수하도록 적극 권유했다. 그러던 워버그가 9일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1천억원이 넘는 물량을 자사 창구를 통해 매물로 쏟았고 이날도 1천억원이 넘는 '팔자'세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 워버그증권의 전자담당 애널리스트인 조너선 더튼은 이날 D램 현물가격의 급락세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대폭 내리고 투자의견도 '강력 매수'에서 '보유'로 낮춰버렸다. 불과 3일만에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6만원이나 깎은 셈이다. 물론 그사이 외국인의 매도주문은 워버그증권 창구에 대거 몰려들었다. 주식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대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며칠 사이 전혀 다르게 내놓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낭패를 봤다며 워버그증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D램가 추락이나 향후 불투명한 정보통신(IT) 경기를 고려할때'정직한 행위'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대부분 삼성전자 주가를 지나치게 부풀려놨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싶어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워버그의 투자의견 하향은 투자자들에게 용기있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시에떼제네럴증권도 워버그증권에 이어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8조430억원에서 7조8천194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로 45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D램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12개월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62만원을 높이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