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Blackhawk)'는 미국이 자랑하는 다목적 헬리콥터다. 대량 수송용 헬기인 치누크(MH-47),공격용 헬기인 아파치(AH-64)에 이어 블랙호크의 이름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블랙호크 다운(Blackhawk down·리들리 스콧 감독)'이라는 영화가 개봉되면서부터다.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보아왔다'는 플라톤의 말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93년 10월 소말리아 내전중 미군 헬기 2대가 격추된 사건을 다룬 것으로 블랙호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블랙호크는 베트남전에서 널리 사용된 UH-1헬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보잉과 시코르스키사(社)가 동시에 만들었으나 시코르스키의 것이 채택돼 78년 첫 기종인 UH-60A가 생산됐다. 피격에 대비,조정ㆍ유압ㆍ전기ㆍ전자등 모든 시스템이 3중으로 작동되고,조종사와 사수 외에 완전무장병력 11명을 태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 83년 미군의 그레나다 침공시 투입돼 성능을 인정받은 뒤 89년 10월부터 엔진이 보강된데다 항속거리 또한 크게 늘어난 UH-60L형이 나왔다. 블랙호크엔 이밖에도 로켓 미사일 전자장비를 갖춘 특수임무용 HH-60D(나이트호크), 기상레이더를 장착해 산악이나 사막, 폭풍 등 악조건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MH-60G(페이브 호크),1천갤론의 물탱크를 실어 화재를 진압하는 파이어호크,미대통령 전용기인 VH-60,미해군 전투 탐색 조난 구조용 헬기인 HH-60H,대형수송용인 CH-60등 10여가지가 있다. 수송ㆍ참모ㆍ연락이 주임무지만 전자교란ㆍ화재진압ㆍVIPㆍ의무용 등 다양한 모델이 개발돼 미국은 물론 한국 호주 일본 스페인 대만 그리스 등에서 널리 사용된다. 전세계 미군이 보유중인 블랙호크 헬기 9백60대에 대한 비행중단 조치가 내려지면서 주한미군 소속 63대의 비행도 중단됐다고 한다. 문제된 기종은 초기에 제작된 UH60A와 EH60A(통신용), UH60Q(의무용)등 세 가지인데 우리 군이 보유한 것은 UH60P와 UH60L이어서 괜찮다지만 만에 하나 작은 사고라도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