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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르포] '경기 화성' .. 택지개발에 공장들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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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석우리에 위치한 아주파이프. 아파트 건축용 기자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최근 늘어난 일감 덕분에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휴일인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도 1백10명의 전 임직원이 출근했을 정도다. 하지만 7일 현장에서 만난 임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 차 있다. 지난 1975년 이곳에 터를 잡고 지금은 연간 매출 1백80억원으로 규모를 키워온 이 공장을 비우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곳은 지난 2000년말 "화성 신도시"지구로 선정돼 곧 아파트 지구로 바뀌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화성시 태안읍 일부지역과 동탄면 일부지역 등 총 2백74만평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택지개발지구 내에 있는 기업은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화성 신도시지구의 경우 공장이전 시한은 내년 9월말. 이때까지 이전하지 않으면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철거'된다. 현재 아주파이프처럼 화성 신도시지구에서 이전이 불가피한 기업은 6백63개 업체이며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기계금속 및 전기전자업종이 약 60%며 종업원은 7천5백여명에 달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인력 문제다. 화성시 태안읍에 위치한 풍년식품의 황성옥 대표는 "공장을 옮긴다면 그나마 부지를 구하기가 쉬운 송탄이나 평택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 경우 기존 직원들의 90% 이상이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 지역내 다른 중소기업도 사정은 똑같다. 직원들 대부분이 화성이나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중년 근로자들인데 먼 곳으로 공장을 옮길경우 자녀들 교육문제 등으로 따라올 수 없다는 것. 황 대표는 "지금까지는 그나마 대도시인 수원 인근에 있어 직원을 모집할 수 있었는데 더 먼곳으로 내려가면 사람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사리 종업원을 구한다해도 제대로 공장이 자리를 잡으려면 또 얼마나 교육시켜야 할지 모르는 실정이다. 그동안 손실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전이 시작되면 각 업체들은 3개월 정도 설비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생산 중단에 따른 매출 피해는 물론 거래업체와의 관계 단절이 염려된다. 보상문제는 난제중 난제다. 지난해 24억원의 매출을 올린 풍년식품은 같은 규모의 생산설비를 타지에 구축하는데 2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회사가 화성시 태안읍에 설비를 마련하는데 든 비용만 15억원이다. 풍년식품은 보상비가 20억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토지공사가 이 회사에 제시한 토지 및 건물 보상액은 6억7천만원에 불과하다. 약간의 이전비와 영업보상비를 받는다고 감안해도 소요경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장부지가 3만평인 아주파이프도 부지보상금으로 2백40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토지공사의 제시금액은 1백40억원에 불과하다. 단지내 아파트형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이 지역 업체들은 대부분 도시형 업종이 아니어서 입주가 어렵다. 그나마 대상이 된다해도 쥐꼬리만한 보상금으로는 임대료가 비싼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지 중소기업인들은 "우리한테 공장 문을 닫으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라고 토로한다. 실제 분당 일산 평촌 등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폐업하거나 전업한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경기도는 '산업영향 평가제'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교통영향 평가 및 환경영향 평가와 마찬가지로 산업영향 평가를 하자는 것이 골자다. 허범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은 "신도시지구내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어디로 옮기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미리 조사한 후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청장은 "미국 앨라배마주가 현대자동차를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로 뛴 것 만큼은 못해도 있던 기업을 문닫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가 보안유지 효율성저해 등의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앞으로 수도권지역에 또다른 신도시 건설이 추진될 경우 '눈 뜨고 코베이는' 기업이 생겨날 가능성은 여전해 보인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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