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미국이 '몰래카메라'의 천국으로 바뀌고 있다. 몰래카메라가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거나 교통위반을 단속하는 등 그 사용처가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최근 미국에서 소비자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이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광고대행사인 페임,브릭스트림 등은 실제 매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제조업체 신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녹화해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인 설문방식보다 '소비자들의 진실된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교통단속용 카메라도 극성이다. 워싱턴시 당국이 주변의 버지니아주 및 메릴랜드주의 협조를 얻어 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미국 주요도로에 '잠복'한 몰래카메라가 급증하는 추세다. 워싱턴타임스는 5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워싱턴 인근이 몰카천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탈의실이나 화장실 등 사적 공간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상점 등의 공공장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녹화내용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